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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퍼렇게 맑은 하늘에 떠 가는 구름 조각마저도 햇빛 끝에 하얗게 물들어 눈이 부셨다. 적당히 따스한 온도가, 이제 막 제 위치를 되찾은 지상의 중심 도시를 맴돌았다. 세계의 중심. 네 개의 계절이 적정한 주기를 두고 순환하는 유일한 장소. 계절이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맞물려 순환 구조로 나아가는 존재이기에 무엇이 먼저고 무엇이 나중인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이겠으나,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봄을 순환선의 기점으로 삼곤 했다.
이야기의 마지막이라 칭하기에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계절.
끝에 이어지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일 테지.
그러니, 이야기의 처음이라 칭하기에도 그럭저럭 나쁘지만은 않은 계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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