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답은 됐어. 필요도 가치도 없어. “


커미션: zkrkal7309_h
등을 덮도록 길게 기른 백색 곱슬머리, 청자안.
끈으로 여러 번 묶는 검은 전투장화를 신었다.
어린 시절 입던 뜨개 로브는 벗어 버리고 대신 긴 망토를 둘렀다.
이름
알렉세이 카이저 / Alexei Kaiser
애칭은 알료샤, 알렉.
성별
남성
키 / 몸무게
183 (+2) /69
신고 다니는 전투장화에 굽이 조금 있다.
나이
27
부족
퀴에스
성격
현자는 우자를 경멸하지 않는다. 경멸은 항상 그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지.
_피를 마시는 새, 이영도.
독선적인: 명백하게 소년 시절에서 퇴보했다. 타인의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든 해석하고, 이해하려던 노력은 이제 전부 간 데가 없고, 그에게 있어서 옳은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자기중심적 사고는 이미 자신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대부분의 것들을 알게 되었다는 오만한 판단에서 온다. 그는 이제 해야 하는 일의 대부분을 자기 뜻대로 진행하고 싶어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남들에게 짜증스레 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류의 의견이 자신의 뜻과 다르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드러난다면, 그때부터는 제 의견을 피력하기보다는 도리어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어쩌면 그것은 무언의 동의라고 하는, 그에게 아직 남아 있는 일말의 배려일지도 모른다.
가라앉은: 매사에 무감정한 태도를 유지한다. 더러 냉소적으로 보일 때도 있다. 농담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한다고 해도 짧게 웃고 말 뿐이다. 자신을 향해서 쾌활하게 건네지는 말들에는 피곤하다는 듯한 태도로 받아넘긴다. 실상 이쯤 되면 아무리 사교적인 사람이라도 혀를 내두르고 떨어져 나가기 마련이나, 그렇게 해서 혼자 남게 된다고 해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는 대화를 주도하는 것이 더 편할지 모르지만, 그것보다 결국 혼자 있는 쪽이 낫다. 군중 속의 고독을 두려워하던 때도 있었지만, 한 번 신경쓰지 않게 된 후로는 전혀 상관없게 되었다는 모양.
완벽주의적인: 완벽주의적인 모습만은 소년 시절과 거의 그대로이다. 아주 조금 결벽증이 심해지기는 했지만, 그래 보았자 눈에 띄지는 않을 정도. 그의 결벽이란 먼지나 더러운 것을 싫어한다는 쪽보다는 어질러져 있는 것을 싫어하는 쪽에 가까운데다가, 어차피 더 이상 그의 손에는 어지르고 말고 할 물건조차 얼마 남아 있지 않으니까. 모쪼록 그는 일단 시작되어 자신이 붙잡은 일은 반드시 완벽하게 끝을 보아야만 하는 성격이다. 끔찍하게 멋대로인 성정이 성가시기야 성가시지만, 아무튼 표면적으로라도 설득이 되기만 하면 그 때부터는 철저하게 협력하는, 꽤 쓸 만한 동료이다.
내향적인: 어린 시절 보이던 사교적인 태도는 죄다 가장이었다는 것을 전시라도 하듯, 알렉세이는 더 이상 타인에게 굳이 사교적으로 굴지 않는다. 단순히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말이나, 입에 발린 경쾌한 단어들은 입 밖으로 낼 생각도 없어 보인다. 일단 시작한 대화라고 해도 뚝뚝 끊기는 것은 물론, 툭하면 자기 멋대로 사색에 잠겨 버리는 통에 아예 남남이라면 그와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그럴 때에도 상대가 꺼내든 것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화라면 최소한의 성의만은 보이지만, 그 이상은 찾아볼 수 없다. 오랫동안 얼굴을 마주해 온 사람들에게라면 그나마 조금 나은 편. 십 년 간의 성장이 무색하게, 생각이 많던 서투른 소년은 어리석을 뿐인 청년이 되었다. 그러나 이미 자라 버린 나무였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듯이.
기타
별의 달, 1일에 태어났다.
탄생화는 스노드롭Snow Drop, 꽃말은 희망.
특별한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은 특별히 없다. 싫어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특별히 없다. 무엇을 가져다 대도 그냥저냥, 싫다 하는 말은 없지만 그렇다고 좋다 하지도 않는다. “괜찮네”, 정도가 지금의 그로서는 최대의 찬사. 누군가 굳이 무얼 좋아하느냐고 캐묻는다면 여전히 독서라고 대답하기는 한다.
*
미노스 출신의 퀴에스. 십 년 전과 조금 달라진 점은, 증조부가 타계하여 현재 그의 가족의 구성원은 부모, 그리고 외동아들인 자신으로 총 세 명이라는 것. 그들 일가의 성씨는 에덴으로 향하면서 부득이하게 ‘성’의 것을 버리고 새로이 지은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외에는 부족의 전통, 지상에 대한 기록의 내용과 거의 그대로의 사고 방식과 미덕 역시도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또한, 그들 일가에게는 (물론, 그 본인에게도) 자신의 부족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것이 있어 과거의 방식을 지금껏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남모를 뿌듯함 따위를 가지고 있다. 탐사대가 된 알렉세이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그의 부모는 두 명뿐인 가족으로 남게 되리라.
가족들은 물론 알렉세이 본인 역시 드워프 혼혈들과의 교류에 매우 익숙하며, 오랫동안 가까이 교류해 온 가족들 중에도 역시 드워프의 피가 섞인 가족이 있다. 한때, 이 가족의 딸아이인 류보프와 알렉세이는 오랜 소꿉친구 관계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옛날에 이미 사소한 의견 차이로부터 번진 심한 갈등을 겪었다. 이후 주변 사람들의 걱정어린 시선이며 서로의 판단에 따라 사과를 건네고 오해를 풀기는 했지만, 두 사람은 결국 서로가 지금껏 생각해 온 것보다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타인과 함께 자라날 수 있지만, 설령 그들이 쌍둥이라고 하더라도 본을 딴 것처럼 똑같아질 수는 없다.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 유지시켜 오던 관계에조차 넘을 수 없는 벽은 존재했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된 어느 순간에, 알렉세이는 그때껏 대외적으로 유지해 오던 사교적인 성정을 제 손으로 툭 끊어 버렸다.
*
극심한 염세주의자. 10년의 시간을 쌓아올리며 얻은 것이라곤 세상에 대한 더해진 불신뿐이었다. 어디 더 이상 에덴뿐일까, 굳이 한정짓지 않는다 해도 이미 온 세상을 공평하게 싫어하고 있다. 그가 애시당초에 라이트키퍼가 되고 싶어했던 이유는, 류보프와의 관계에 있어서 종종 들어 왔던 ‘길잡이’의 역할에 동경심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 천진난만한 꿈은 해와 날을 거치면서 마침내 깨지고 말았다. 가족들이 동화처럼 그에게 들려주어 온 추억담 속에 가득했던 지상에 대한 동경심도 오래전에 잃었다. 지상에 내려간다고 해도 인간은 어차피 인간일 뿐, 가지고 있는 땅이 조금 넓어진다고 한들 어디 그 타고난 추악함이 바뀌랴. 타인의 의견을 재해석한 결과에서 벗어나 도달한 것이 더한 끔찍함일 뿐이었음은 아이러닉하지만, 어찌되었건 더 이상 그에게 있어서는 신세계의 희망조차 가질 것이 못 되었다. 지상 탈환 역시 끝내는 인류가 살아오던 땅으로 되돌아가는 것뿐이었다.
하여 알렉세이는 자신이 추구하던 것에 대해서 스스로가 열정을 놓치고 말았음을 일찌감치 깨달았으나, 그 때까지 바라 온 것이 죄다 헛된 것일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는 생각에 부득부득 탐사대의 길을 고집했다. 그것을 알게 된 순간에라도, 더 늦기 전에 길을 포기했으면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한 번 시작한 일은 어떻게 해서든 끝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성격이었다. 사소한 일에서는 물론이고, 자신의 목숨과 온 생애를 건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리하여 그가 걷게 된 길은 더 이상 돌이킬 수도 없고, 돌이켜서도 안 되는 길뿐이다. 지상을 향하여, 돌아가야 할 머나먼 고향을 향하여.
*
기억하고 있는 책의 양이 굉장히 방대하다. 길드에 있을 때가 아니라면 도서관에서만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본디 날랬던 몸놀림은 아카데미 수업을 통해서 더욱 늘었다.
시력이 극심히 나빠져 있다. 안경을 쓰게 된 것이 그 탓이다. 오랫동안 밝은 빛을 볼 수밖에 없는 직군 특성도 특성이고, 하도 책을 열심히 들여다봤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근시와 난시가 심해서, 안경을 쓰고 있지 않으면 한 치 앞도 흐릿하기만 할 뿐, 똑바로 보지 못한다.
직군
라이트키퍼
무기
둥근 구슬이 끝에 달린 스태프. 십 년 전에 사용하던 완드에는 투명한 구슬 속에 은빛 가루가 들어 있었으나, 지금 사용하는 것에는 가루가 들어 있지 않다. 대신 구슬의 일부가 금으로 도금되어 있으며, 단순하고 무늬 없는 손잡이 부분 대신 시선을 끈다.